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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칼럼] ESG 열외?…코스트코의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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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99회 작성일 23-08-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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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 코스트코 양평점은 이 지역 차량 정체의 ‘주범’으로 악명이 높았다. 주차장에 들어가려고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이 도로를 점령하곤 했다. 문전성시(門前成市)가 따로 없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토종 경쟁사들이 침체의 길을 걸을 때도 코스트코만큼은 예외인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코스트코 양평점 앞이 한산해졌다는 걸 깨달았다. 주말에도 주차 행렬이 그다지 길지 않아 보였다. 대기 줄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양평점 앞 베이글 빵집이 더 인산인해였다.
지난달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폭염 속에 장시간 카트를 옮기다 근로자 한 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가 ‘지병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알려지면서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관계 당국의 조사를 통해 밝혀질 일이다. 다만 한 가지 짚어볼 대목이 있다. 근로자 사망과 성장세 둔화의 인과관계다. 나이스기업정보에 따르면 올 1월 말 6300명가량이었던 코스트코코리아 직원 수는 6월 말 기준 6000명대로 줄었다. 지난해 매장 한 곳을 추가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매장당 근무 인원이 줄었을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미국 코스트코를 창업한 짐 시네갈은 ‘성공의 3대 원칙’을 평생 강조했다고 한다. ‘법을 준수하라, 회원들에게 최선을 다하라, 직원들에게도 최선을 다하라’다. 이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천명한 사내 윤리강령에도 그대로 담겨 있다. 그렇다면 코스트코 한국법인은 창업자의 ‘정언 명령’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나. 그렇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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