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SG소식

    • H-ESG소식
    HESG > H-ESG소식

    [7.14 H-ESG포럼 현장] 탈원전 주요 쟁점 점검 및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기업과 시민사회의 역할

    페이지 정보

    작성자 HESG
    조회 161회 작성일 23-07-17 17:58

    본문

    ec9fac912f2992915abb619f60e48878_1689578991_8029.jpg
    7월14일 오전 9시30분,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을 모시고 <복합에너지 위기와 전력가스시장 구조개혁방향: 탈원전 주요쟁점 점검 및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기업과 시민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H-ESG 월례세미나'가 온라인 줌으로 열렸습니다. 


    석광훈 전문위원은 현재의 에너지 위기로 크게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한전 · 가스공사의 적자, △해외의 RE100 이행요구와 국내기업 수출 포기, △태양광 증가와 전력계통 관리의 한계입니다. "한전과 가스공사의 적자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규모의 적자다. 우리나라 전체 예산 규모의 10% 정도로 추정된다"며, 이자비용만 10조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석광훈 전문위원은 "이집트의 경우 공기업들의 부채를 감당할 수 없어 IMF의 구제금융을 받기도 했다"며, 요금을 정상화시키지 않는다면, 수년 내에 소비자들에게 이자비용까지 부담하도록 해야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둘째, "기업들이 RE100 이행 요건을 국내에서 이행할 수 없어 수출계약을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이 재생에너지 사업자들과 직접PPA를 진행해야 하는데 중간 배전망 문제로 한전이 무리한 금액을 요구하는 것도 직접PPA를 방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셋째, 태양광 증가에 따른 기술적 문제와 전력계통 관리의 한계를 들 수 있습니다. 태양광이 용량으로만 따지면, 한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설비용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데, 먼저 기술적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교류시스템'은 원전이 가장 큰 발전원입니다. 불시 정지를 해도 가스 등으로 회전 관성을 이용하거나 사람이 개입해서 불과 수초에서 수분 내에 수요와 공급을 회복시킬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태양광 · 풍력은 '교류'가 아니라 '직류'를 사용하기 때문에 동기화가 어렵습니다. 유연성 발전기가 가동되지 않기 때문에 불시정전 때 순간적인 불균형을 회복시키기 어렵고, 정전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국내 뿐 아니라 미국이나 영국 등 전력당국이 에너지를 덜 쓰는 주말이나 연휴 동안 오히려 원전의 출력을 줄이는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신규 원전이나 대형 원전을 가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다음으로 전력계통 관리의 문제입니다. 영호남권에서 태양광이 증가하고 수도권의 높은 전력밀도로 인해 전력을 공급하는데, 선로가 한정적입니다. 때문에 원전을 먼저 보낼지, 태양광을 먼저 보낼지 한동안 쟁점이 되었습니다. 이를 두고, 보수측에서 태양광 때문에 원전 출력을 줄이게 됐다며, 국가적 낭비라는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이는 단순히 선로를 한 두개 만든다고 되는 것이 해결되기 어려우며, 근본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석광훈 전문위원은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가 사방에서 등장하고 있는데, 현 정부는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한 쪽으로는 태양광 때려잡기와 원전 올인 정책을 취하고 있으며, 이전 정부 역시 근본적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행동 없이 '선언'에 그쳤다"고 지적하면서 "여야 모두 개혁할 역량과 자발적 의지 부재로 IMF 구제금융 사례처럼 위기와 외력에 의해 '강제개혁'될 전망이 유력하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습니다.

    f7dca7b47944e3cdb373244ff891f64a_1689668452_5005.JPG
     

    석광훈 전문위원은 윤정부의 ‘탈원전 때리기’의 근거와 제도적 배경으로 6차(2013) · 7차(2015) 전력수급기본계획을 꼽았습니다. 6차 계획에서 수요예측을 672,544GWh로 했는데, 실제 수요실적은 547,933GWh로 124,611GWh, 16% 가량의 오차가 발생했습니다. 원전 11개를 풀로 가동했을 때 124,000GWh 정도의 수치가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요전망이 황당할 정도로 크게 잡힌 것입니다. 이를 채우기 위해 신규 원전 8개가 필요하다는 근거로 제시한 것이지요. 내진설계비리, 불량부품납품사태 등이 대대적으로 터지면서 후속 원전까지 3~4년 정도 연쇄적으로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석 위원은 “이런 상황은 원자력계 스스로 자초한 문제”라며, “그럼에도 윤정부와 원자력계가 탈원전 정책 때문에 원전 건설이 지체되고 한전 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석 위원은 “게다가 가스공사가 애초 장기 LNG 구매계약으로 발전수요만큼 정상적으로 들여왔다면 지난해처럼 큰 타격으로 적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원전을 대폭 늘리면서 가스발전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계획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입니다. 정부의 원전 정책에 의해 가스가 원전으로 대체된 것입니다. 석 위원은 “LNG 장기계약 물량은 10년 · 5년 전에 해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데, 터무니없이 수요 예측을 줄여놓았다가 갑자기 들여오려니까 지난해 천문학적인 적자를 낸 것”이라며, “정상적인 전력시장이었다면 벌어지지 않을 일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인위적 · 직접적인 무리한 정책으로 영향을 주면서 문제를 일으킨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원전 확대를 위해 1991년 장기전략수립계획, 2000년대 전력수급기본계획 모두 원전 확대를 위해 절차적 편의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원전 건설의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를 산자부가 한꺼번에 모아 처리해주는 편의를 제공한 것입니다. 석 위원은 “과도하게 정부가 원전 숫자까지 계획해주고, 전부 책임을 지는 이런 방식은 개도국 계획경제의 잔재로 현재 한국의 경제 · 사회 수준에 맞지 않는 제도”라며, “OECD 국가 대부분 발전설비 투자는 시장이 선택검증하도록 한다. 에너지 전환 · 탄소배출 등을 시장제도와 전문규제기관의 시장규제 · 유인제도로 실현하는 게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f7dca7b47944e3cdb373244ff891f64a_1689668656_522.JPG 

    석 위원은 구조적 문제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전과 한전 자회사들, 발전-송전-배전-판매까지 일종의 수직독점구조를 가지는데, 이런 구조는 해외에선 50년 전 모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과거엔 전력요금을 억제하고 소비자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실증연구(Averch Johnson effect.) 결과 이런 독점규제를 받는 기업들은 규제를 회피하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패턴으로 행동합니다. 석 위원은 “현재 수직독점구조는 설비 비용이 크게 드는 것에 투자하고, 배당에 대한 보상을 키우는 방식”이라며, “자본비용이 크지 않은 재생에너지 등은 배제하고, 공정한 규제나 소비자 보호 등이 보장받지 못하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자본비용이 큰 원전 위주의 사업에 투자하고,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 유인이 없다는 점에서 독점공기업의 유인구조와 에너지 전환은 모순관계일 수밖에 없습니다. 

    독일 ·영국 등 유럽국가들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 · 가스 요금이 크게 폭등했습니다. 대부분 시장가격을 왜곡하지 않기 때문이죠. 왜곡할 경우 소기업들이 도산하고 전력 · 가스 생태계가 무너집니다. 원칙적으로도 에너지 금액을 왜곡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철학입니다. 영국의 경우, 이를 대신해 120조 정도를 에너지 재난지원금으로 지급했습니다. 최대한 시장가격에 개입하지 않고, 모든 개별 가구와 중소상공인들을 지원한 것입니다. 반면, 과거 국제 고유가 당시 이집트는 공기업을 통한 전기 가스 석유 할인 남발하면서 에너지공기업이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f7dca7b47944e3cdb373244ff891f64a_1689668704_4055.JPG
     

    이 밖에도 유럽은 재생에너지가 급성장하면서 원전뿐 아니라 가스까지 추월한 상태입니다. 세계적으로 수력과 나머지를 합친 것을 재생에너지라고 합니다. 대부분 풍력과 태양광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재생에너지는 기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런 변동성에 적응해 최대한의 전력을 흡수하려면 공급과 수요 양측의 유연성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공급측에서는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양수발전, 신기술배터리 등), 유연성 발전기(가스/수소터빈) 등이 필요합니다. 수요측에선 변동형 요금제 소매전력시장인 가정까지 확대해 전력의 과잉과 과소 상황에 대한 반응에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미국 역시 재생에너지가 급증하면서 지난 2014년 이후 잔여 설계수명이 10년 이상 남은 원전 7기를 조기폐쇄하는 조처가 내려졌습니다. 가동할수록 적자이기 때문입니다. 원전은 기본적인 경영성과를 내려면 출력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원전 출력을 줄이는 조치를 취함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과잉되면서 제공자들은 돈을 내면서 발전을 해야 하고, 사용자들은 돈을 받으면서 전기를 사용하는 역전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국의 경우 전력시장 개방 이후 ‘옥토퍼스’라는 신규 진입자가 생겼습니다. ‘재생에너지 100% 비율로 가정용 전기 소비자들을 만들겠다’는 기업 모토를 가지고 있습니다. ‘크라켄’이라는 제어장치가 핵심인데, 이를 통해 가전기기 제어 자동화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배터리와 히트펌프를 결합한 세트 상품을 장기대여 서비스로 소비자가 설치하도록 하는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매월 부담하는 전기요금은 거의 없습니다. 가정에선 불과 5~6년 안에 설치비용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f7dca7b47944e3cdb373244ff891f64a_1689668726_5545.JPG
     

    석광훈 전문위원은 국내 재생에너지와 전력계통의 당면 쟁점으로 ‘수도권 송전 선로를 추가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수도권은 전력밀도가 이미 과도화되어 있기 때문에 정전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석 위원은 “신규수요, 대량 산업체들이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핵심 주장”이라는 점에서 “전기요금에 선로혼잡비용을 반영해 지역 간 가격신호를 확실하게 줘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를 통해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석광훈 전문위원은 “전기와 가스는 ‘공공재’라기보다, 희소한 시장재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쟁도입과 원가반영을 통한 가격의 수요관리기능을 회복시키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경쟁시장으로 가져가고, 에너지재난 지원금 조성을 통해 복지를 정부가 부담하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내외적인 여건상 재생에너지 증가는 불가피하며, 전력시장의 공급과 수요 양측 모두 유연성 확보가 필요할 것입니다.


    (정리: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수석연구원, 녹취: 노영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보조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