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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3 H-ESG포럼 현장] 새마을운동의 대전환, 기후위기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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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HESG
    조회 91회 작성일 24-04-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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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SG는 지난 1월 23일 기후위기 싱크탱크와 협력해 '2024 기후위기 정책 어젠다'를 주제로 기후위기를 선거의 핵심 이슈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번 포럼은 그 연장선에서 기후위기 이슈가 대중적 소구를 얻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새마을운동은 정부주도 운동에서 지역사회 봉사단체로 진화했지만, 새마을운동에 대한 대내외 인식은 여전히 ​​협소합니다. 그런 새마을운동은 지난 2018년 정성헌 이사장님 취임 이후 큰 변화를 맞았습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 행동을 펼쳤기 때문인데요, 이번 H-ESG 포럼에서는 그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정성헌 선생님은 1970년대 가톨릭농민회부터 1987년 6월 민주화운동 이후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인제 평화생명살리기 운동본부 등 재야에서 활동해 온 민주화운동 원로입니다. 현재 (사)한국DMZ평화생명동산의 이사장으로 역할 하고 계십니다. 



    새마을운동의 기후운동으로의 전환은 새마을운동 지도자들과의 합의를 통해 진행됐습니다. 정성헌 이사장님은 처음에는 기후운동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언급하셨는데요. 운동은 한 차원 높은 것을 추구할 때 그 아래 차원의 결실을 겨우 볼 수 있기에 환경을 넘어서는 목표 즉 환경 너머의 생명, 평등 너머의 평화, 인권 너머의 공경(존중)을 목표를 세웠다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부단한 논의 과정이 뒤따랐지요. 정 이사장님은 2018년 새마을운동중앙회장 취임 이후 3천여명과 100일이 넘게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고, 그 과정을 거쳐 기후운동으로의 전환에 70%의 동의를 얻었다고 말씀하셨어요. '합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지점입니다. 정성헌 이사장님은 논의를 거쳐 현실에 적합한 대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시는데요, 단순히 책상 앞에만 앉아서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새마을운동중앙회장 취임 후 첫 행사인 기념식수 때 정성헌 이사장님은 향나무 같은 값비싼 묘목인 아니라 두릅나물, 오가피나무, 엄나무를 식수했습니다. 기후위기 대전환은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을 바꿔야 하는데 여기에 먹거리도 중요한 요인이죠. 정성헌 이사장님은 3년 재배하면 먹을 수 있고 가격도 적정한 나무들이 더 의미가 있겠다고 판단하셨다고요. 그리고 양삼(케냐프) 심기 운동에 본격 나섰습니다. 아욱과의 한해살이풀인 양삼은 탄소흡수량과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탁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2021년 새마을중앙회장이 바뀌면서 운동도 멈췄습니다. 아쉬움이 크지만, 그린뉴딜,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외치는 새마을운동 지도자들을 지역 곳곳에 키웠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일이겠지요. 작은 변화를 만드는 시도가 쌓여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그렇게 새마을운동을 생명, 평화, 공경 운동으로 대전환하려는 과정에서 새마을운동의 기존 '근면자족' 운동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냐는 물음을 듣기도 했다는데요. 정성헌 이사장님은 "운동은 그 시대의 가장 근본적이고 절실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셨어요. 새마을운동이 근면자족 운동을 펼쳤을 때는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 필요했고, 지금은 기후위기를 극복해 평화롭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시대라고요. 하지만 어느 특정 가치가 사라지기보다는 생명, 평화, 공경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근면한 태도로 일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여 말씀하셨습니다. 



    정성헌 이사장님은 우리나라가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새마을운동은 끼니를 챙기기 어려울 때 산업화를 위한 정신적, 대중적 운동으로 전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다행히 여유를 갖게 된 지금, 과거의 한계를 넘어 더 멀리 보고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달성한 나라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 중 우리가 유일하다"며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잘 가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지만, 그럼에도 긍정적인 성과는 인정해야 한다고요. 



    하지만 우리가 서로의 장점을 들여다보지 않고, 나와 생각이 다른 상대방을 배척하는 것은 여전히 남아 있는 한계죠. 정성헌 이사장님은 새마을운동중앙회장으로 취임했을 당시의 목표가 개혁이 아니라 '치유'였다고 이야기하셨어요. 치유를 위한 논의 과정에서 새마을운동이 지자체에 의존하거나 지방의 유력 선출직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요.



    정 이사장님은 병을 고치는 것은 세 가지 실천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해주셨어요. 1) 우선 병이 들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해야 합니다. 2)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안팎에 널리 알려야 합니다. 그래야 주변 사람들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도록 지탱해주겠지요. 3) 병을 고치겠다는 자신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정성헌 이사장님의 은유적 표현은 개인, 조직,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좀 더 명징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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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의응답 시간에, 기후위기를 위한 운동을 하는 조직의 관료화 문제가 심각한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물어보는 분이 계셨어요. 정성헌 이사장님은 “핵심은 ‘일’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조직을 중심에 두면 관료화가 심해진다고요. 한편, 기후문제 해결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Net-zero)이 현재 세대는 물론 다음 세대에 걸쳐 전개될 것으로 이해되는데, 앞으로의 기후운동이 무엇을 기반으로 전개되어야 할지 물어보는 분도 계셨습니다. 정성헌 이사장님은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은 어렵겠지만 조금씩 작은 성취를 많은 사람이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사람은 이익과 보람 중 보람에 더 높은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요.  



    정 이사장님은 앞으로는 누군가에게 요청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족하려는 마음을 갖고 움직여야 할 때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너와 나, 우리 모두가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움직여야 할 때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여기에는 기존의 인간사회 민주주의가 아니라 ‘생명사회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는 정성헌 이사장님의 신념이 담겨 있었습니다. 노동이사제에서 머물 것이 아니라 ‘자연이사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정 이사장님의 담대한 말씀은 그동안의 논의를 다른 차원으로 확장해 주었습니다.  



    (정리: 신효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녹취: 김효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보조연구원)